용량초과로 나누어서
올리는점 죄송합니다.
통발에 깔려서 몸도 정상이 아닌 상태에 고립된 배위에서 멘탈은 순식간에 산산히 박살나버렸다.
허리를 부여잡고 쩔뚝거리며 선장실로 향했다.
선장실에 노크를 하고 문을 열자 늙은아오르꺼러가 신경질적으로 날 쳐다보며 얘기했다.
-무슨일이고 ?
-제가 들은 임금방식이랑 여기서 직접들은 임금방식이랑 너무 다릅니다.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어쩌라고? 문닫고 내려가서 잇감(미끼,먹잇감)만드는거나 도와라
-저는 사무장과 통화해봐야 될 거 같습니다.
-바쁜데 무슨 통화고, 통화해서 어쩔껀데
-그래도 통화해서 확인해야 일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문을 닫고 조리실과 갑판 사이에 있는 통로에서 사무장에게 전화를 했다.
다행히 신호가 잡히는 해역이었고 통화는 완전 매끄럽지는 않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한 수준으로 할 수 있었다.
-사무장님, 제가 여기서 임금이나 보합금 금액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는데 애초에 들은 것과 너무 다릅니다.
-니가 무슨 얘기를 들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뭐가 문제냐?
-제가 받기로 한 돈은 기본금과 보합금 두개였습니다.
저는 하루먹고 살기위해 여기에 배를 타러 온 게 아닙니다.
저는 빚이있고, 그 빚을 해결하기 위해 배를 타러 온 것입니다.
-니가 뭘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선장이랑 갑판장한테 정확히 얘기해주라 연락할테니 선장과 갑판장한테 설명을 들어라.
지금 니가 뭐라는지 잘 들리지도 않고 설명도 힘들다.
우선 통화를 끝내고 통로에 주저앉았다.
왠지 나쁜 예감이 들었다. 내가 속은것 같다는.
시스템부터, 임금지급까지 모든 것이 내가 속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눈물이 쏟아질 거 같지만 작은 희망을 품고, 진정하자고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담배 한 대를 태우고 나서 선장실의 문을 열었다.
-사무장님이 선장님과 얘기하라고 연락하신다고 했는데 언제 얘기하면 되겠습니까?
-지금은 작업을 해야되니까, 시마이하고나면 저녁에 선장실로 온나
-제가 아까 위에서 작업하다가 통발에 깔려서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프고 몸에 힘이 안들어가서 그러는데
오늘 작업만 좀 바꿔주십시요.
-어린놈이 니 힘들다고 바꿔달라고 하면 배가 어찌 돌아가노, 퍼뜩 올라가서 작업도와라
-정말 다른 작업 다 할 수 있는데 지금 상태로 통발쌓는 건 너무 힘듭니다.
-해병대라는 새끼가 조금 아프다고 엄살부리고 아프다고 못하겠다고 하고 장난치나 시@놈아
더이상 얘기 나눠봤자 남을 건 없을 거 같았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2층으로 다시 기어올라갔다.
작업을 할 때는 정말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정도의 악취가 난다.
내가 볼 수 있던 건 미끼를 바꿔끼운 빈통발이기 때문에 뭐가 잡히는지는 알수가 없었다.
통발을 쌓고나면 바닥에 생선비늘이며 뭐라 설명하기 힘든 찌꺼기가 바닥에 가득 쌓였는데
그것의 냄새는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지독했다.
지끈거리는 머리에 쌓인 찌꺼기 냄새에, 멘탈은 지금 거의 다 부서진 상태.
정말 넋을 놓고 바다만 바라봤다.
다시 작업이 시작되고 줄지어 끝없이 올라오는 통발을 차례로 쌓기 시작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후들거리는 다리를 다잡으면서 통발을 쌓아올렸다.
아닐 거라고 몇번이고 되뇌이면서 통발을 쌓아올렸다.
끝날 거 같지 않는 작업을 다 끝내고 나니 저녁 10시 무렵이 되었다.
(한번 작업은 거의 3, 4시간 정도가 걸리고, 새벽 3시쯤부터 7시까지 - 아침 - 8시부터 12시까지 -
점심 1시부터 5시까지 - 저녁 - 6시부터 10시 - 야식 - 잠 거의 이런 시스템이다.)
나는 대충 물로 몸을 행구고, 옷을 갈아입고 선장실로 향했다.
선장실에는 갑판장이 있었다.
선장실안에 들어가서 얘기하기는 먼가가 협소해 보여서,
선장과 갑판장은 선장실 안에서 나는 선장실 문앞에 서서 이야기를 시작했고, 갑판장이 먼저 말을 했다.
-뭐가 문젠데?
-저는 처음 들었던 것과 돈문제가 너무 달라서 지금 충격이 너무 큽니다.
전 보합료가 1000만원은 된다고 들었습니다.
-우리가 캤나, 니 데리고온 소개소에서 캤는거 아이가?
-삼xx운 말입니까?
-니는 해x수산 소개받고 왔다매?
-일단 중요한거만 설명해주십쇼... 제가 돈을 어떻게 받는지만 설명해주십쇼
여기서 선장과 갑판장이 설명을 해주는데 설명을 듣는 중에 정말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눈에 눈물이 맺혔다.
그나마 800만원이라는 것도 통상적인 평균이고, 평균보다 안잡히게 되면 그보다 작을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애초에 뱃사람들의 삯을 계산하는 방법은 육지에서 공장이나, 건설현장등에서 계산하는 방법과는 완전 달랐고,
삼xx운은 교묘하게 말을 짜집기해서 오해하기 좋게해서 나를 팔았는것이다.
그것도 사무실에서 직접 판 것도 아니고, 다른 소개소 사무실을 통해서 2중으로 팔았는것이다.
나 하나를 배에 태우고 사무실에서 챙겨가는 돈은 100만원 정도가 되며,
그 중 50만원 정도는 내 임금에서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근근히 버티던 멘탈은 완전 박살이 나버렸다.
설명을 듣고 침실에 누워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렀다.
요동치는 배에 부딪치는 파도소리, 폰에 저장해놓은 돌도 안된 조카사진과 가족사진을 보면서 소리없이 끅끅 울었다.
니가 반드시 다시 일어서서 멋있는 삼촌이될거라는 걸 믿는다는 누나의 문자와
우리 처남 믿는다는 자형의 문자 언제든지 전화나 문자되면 연락하라는 엄마의 문자까지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해서 눈물이 났다.
밤새 한숨잠도 이루지 못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새벽3시 다시 벨이 울렸다.
나는 나가자마자 선장실로 향했다.
-저는 이 돈 받고는 일 못합니다. 저는 배에서 내리겠습니다.
-뭐임마?? 이새끼가 장난치나, 뭘 내려 어찌내려?
-해경을 불러서라도 나가야겠습니다.
아니면 오늘 운반선이 온다고 들었습니다. 몸도 안좋고 임금문제도 해결하고 다시 타던지 결정해야될 거 같습니다.
-해경? 니가 해경불러서 우리 작업못해서 피해보는 돈 다 물려줄거면 해경을 불러라 쌍놈에새끼야
대화가 끝나서 갑판위에 서있으니 갑판장이 와서 통발쌓는게 아닌 다른 작업을 지시했다.
통발에서 털어낸 해산물을 분류하는 작업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통발을 끌어올리면 통발터는 사람이 작은컨베이어 벨트위에 털어내게 되고,
작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값어치가 있는 해산물을 분류해서 어창에 보관하게되고
값어치가 없는 해산물은 그대로 알루미늄 바닥에 떨어져 틀어져있는 물살을 타고 배밖으로 다시 버려지게 된다.
문어, 게, 붉은생선들, 바다장어, 오징어등 만 어창에 보관하고 그외에 것들은 대부분 버리게된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