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무제
엄마의 주저리주저리 잔소리는 내 인생의 지팡이였고
아버지의 의미없는 한마디는 내 인생의 나침반이었다.
내 오른손에 잡혀져 있었던 지팡이는
혹여 돌부리에 발이 채일까,
구덩이에라도 자빠져 무릅이라도 까질라
긁히고 바스러지며 나의 일생을 지탱해주었고
내 왼손위에 놓여 있었던 나침반은
행여 길을 잃어 갈곳 몰라 주저앉을까,
눈이 흐리멍텅해져 길을 헤메일라
그저 내 왼손 한자리에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이제는 튼튼해진 내 두다리와 맑아진 두눈이
없어질 나의 지팡이와 나침반을 대신한다.
나는 ...
더이상 안떠오름으로 여기서 끝
ㅎㅎㅎㅎ
튼튼한 두 발과 맑은 눈으로
부모님이 내게 그랬듯 나를 닮은 내 분신을 이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