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모두들 안녕하세요~ !! ㅎㅎ
이제는 성큼 추워지기 시작한 알래스카에서 다시 인사 드립니다!
다들 한국에서 여름 잘 보내시고 시원한 가을을 즐기고 계시겠지요? :) 올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것 같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연말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모두 화이팅 입니다!!
가을이 되면 한국에는 참 맛난 것이 많았는데... 이것저것 많이 먹고 싶군요~ 한국 시장에서 아주머니들이 썰어주시는 가을 전어의 오도독 거리며 고소한 맛은 여기에서 찾아 볼 수가 없어 많이 아쉽습니다. ㅠㅜ 새우구이도 먹고 싶어요...
하루에 스무 시간 넘게 태양이 떠 있는 알래스카의 화사한 여름도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모아온 사진들을 조금 더 보여 드리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나누어 드리며 이 시리즈를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8월말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알래스카의 늦여름과 초가을의 경계선 이었습니다. 태양빛이 부채꼴로 멋지게 펼쳐지고 있어서 참 인상 깊었어요. 대지의 대부분이 아직 초록색으로 덮혀있었지만 다가오는 변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가을의 숨결이 들어 서고 있었어요!
9월 초에는 확실히 변화를 눈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초록색이기만 하던 땅이 점점 노랗게 변하고 있네요. 그리고 산맥 꼭대기에는 다시 듬성 듬성 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9월 중순에는 함박눈이 올 때도 있더군요!
하루 일과를 마치며 퇴근하던 길에 많이 피곤했지만 정말 숨넘어가게 아름다운 광경이 저를 반겨 줘서 혼자서 미소 지으며 행복해 했었습니다. 알래스카 산맥을 끼고 넘어가는 붉은 석양을 향하며 하늘에서 혼자 비행기를 모는 느낌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자유로웠습니다.
하룻밤 푹 쉬고 나서 다음 날 아침 일찍 장거리 경로로 배달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 목적지는 험준한 산맥 사이를 오랫동안 통과해서 가야 하는 곳인데요 이런 곳에서 사고를 당하게 되면 라디오 수신도 잘 되지 않고 꼼짝없이 고립 되는지라 항상 긴장된답니다.
바람이 매섭게 부는 협곡 사이를 지나고 (낙엽처럼 흔들리는 경비행기 조종사는 슬픕니다 ㅠㅠ)
하늘에서도 유황냄새가 폴폴 나는 화산 분지를 지나 -
바위계곡 사이를 조심스럽게 다시 통과해서 (이곳에서 가끔 산양을 보기도 한답니다! 고산지대 살면서 바위사이를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신기한 녀석들이에요)
알래스카 서부산맥과 태평양이 맞다은 해안가를 빙 돌아가면
쨘!! 목적지가 나옵니다! ㅎㅎ 머나먼 여정 이었어요. 이곳에 사시는 주민들이 수년 동안 닦아놓은 비포장 활주로가 보입니다. 활주로가 좁기도 하고 짧기도 하고 군데군데가 진흙탕인 비포장이라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착륙해야 하는 곳이에요. 게다가 해안가와 산맥이 만나는 곳이라 항상 바람이 휘몰아치며 거세게 부는 곳이랍니다. 지난 세월 동안 이 곳에서 사고를 당한 비행기가 정말 많아서 베테랑 조종사들도 항상 긴장하며 가는 곳입니다.
조종 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자연이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서 갈 때마다 목을 내밀어 구경합니다. 비취빛의 호수 색깔이 정말 매력적인 곳이에요!
민물 색깔이 어떻게 저렇게 날 수 있는지 참 ... 한국도 강원도 산에 있는 계곡을 가보면 물이 참 맑았지요? 알래스카는 분명 넓고 큰 매력이 있지만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곳은 한국인 거 같습니다 ㅎㅎ
하늘에서 조금 확대해서 찍느라 약간 흐리게 나왔군요... 호수와 개울 입구가 맞닿는 곳에 붉게 보이는 것들은 모두다 연어 입니다! 비행기에서 육안으로도 쉽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수많은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뭉쳐 있어요. 드넓은 태평양에서 생활하다가 알래스카 호수로 돌아와 산맥 이곳저곳으로 뻗어 나가는 계곡 사이사이 까지 찾아오는 연어들이 참 신기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먼 바다에서 태어난 곳까지 다시 찾아오는 걸까요? :)
무사히 잘 착륙했습니다! 제가 자주 몰고다니는 택배용 경비행기인 세스나 172에요 ㅎㅎ 이런 외딴 곳은 활주로가 좁고 짧기 때문에 더 큰 비행기를 가져오기가 어렵습니다. 1960년대 비행기지만 지금도 뽈뽈 거리며 잘 돌아다니고 있어요!
자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보니 제가 이곳으로 갈 때마다 동네 꼬맹이들이 모두 나와서 저를 반겨줍니다! 프로펠러 멈추자마자 비행기로 쪼르르 달려와서는 짐을 내리는 것도 도와주는 착한 아이들이예요! 우리가 어렸을 때 동네에 소독하는 트럭이 오면 모두 소리지르면서 따라갔던 추억이 있지요? 이 아이들에게 훗날 비슷한 추억이 되지 싶습니다. 누군가가 즐겁게 회상 하는 기억에 자리 할 수 있다는 것에 참 기뻐요 ㅎㅎ
마을은 지금도 열심히 연어를 잡고 있습니다만 이제 연어잡이도 끝물이군요. 참고로 이미 피부색이 빨갛게 변해버린 연어들은 먹지 못합니다. 사력을 다해 고향으로 돌아와 기진맥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살이 물러서 맛이 없습니다. 색깔이 완전히 빨간색으로 변하기 전에 은빛 나는 녀석들의 잡아야 한답니다!
이것보다 더 싱싱 할 수없는 100% 자연산 알래스카 연어입니다!! ㅎㅎ 가을전어 만큼은 아니더라도 굉장히 기름지고 부드러워서 정말 맛 있답니다 !
연어 뱃살 만을 따로 잘라 놓은 것입니다. 이거 드셔 보신 분들 있을런지 모르겠는데요 - 이거 정말 별미입니다! 연어의 가장 기름진 부위라 정말 부드럽고 감칠맛이 풍부해서 소금 간을 잘 하여 마늘과 버터를 올려 구워 먹으면 고급 레스토랑 메뉴에 올려도 될 법한 환상적인 맛이 나옵니다 :)
구워 먹어도 되고 회로 먹어도 되지만 알래스카의 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훈제 시켜서 보존하는 방식이 제일 좋습니다. 음... 한국에서는 겨울 때 김장을 하지요 ? 김장하는 레시피가 다 달라서 지역/집안 마다 크고 다르게 김치 특색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알래스카의 훈제연어도 마찬가지랍니다! 집집마다 다 쓰고 있는 훈제 소스도 다르고 훈제에 쓰는 장작도 향이 있는 여러 마른 나무를 조합하는 특별한 방법으로 해서 가정마다 다 다른 맛이 베어 나옵니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각자 훈제 시킨 연어를 다른 가정들과 조금씩 바꿔 먹기도 하지요 !
옛날 동양에서 아가씨들이 수를 잘 놓아서 평가를 받았던 것처럼 알래스카의 젊은 처녀들은 성심껏 각자의 방법으로 훈제를 해서 마음가는 이성에게 선물을 주기로 한답니다 ㅎㅎㅎ "음... 이 처자의 훈제에는 따뜻하고도 달콤한 마음씨가 담겨 있군 냠냠..." 이런 식으로 전달 되겠지요? 문화라는 것은 참 재밌습니다.
연어도 얻어먹고 늦기 전에 다시 출발합니다! 알래스카와 태평양이 맞닿은 이곳은 어쩐지 한국의 남해바다와 느낌이 많이 비슷해요. 다도해처럼 크고 작은 섬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대부분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사람의 발걸음이 닿지 않은 야생의 땅 이라고 합니다. 저공비행 하면서 해안가를 돌다 보면 물개/범고래/바다사자 를 볼 수 있는데요 신비로운 느낌마저 드는 원시적인 곳입니다. 달까지 갔다오는 최첨단 시대에 사람의 손길이 한번도 닿지 않은 땅을 보고 있으면 뭔가 뭉클해 지기도 해요. 알래스카 주정부가 개발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태고의 모습 그대로 영원히 유지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돌아올 때에는 태양이 다시 지고 있군요. 햇빛이 주황색으로 변하며 산꼭대기를 물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때 비행 하는 것이 제일 좋아요! 낮 동안은 지상의 모든 것들이 생명력으로 활활 불타오르지만 석양의 손길이 닿는 순간 활기차던 그 모든 것들이 조용히 스러지기 시작합니다. 하루종일 열기를 뿜어내던 180마력의 4기통 공랭식 엔진도 이때만큼은 조금 세상의 눈치를 보며 조용해지는 듯합니다. 마법의 시간 같아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이것저것 생각하며 석양이 드리운 아름다운 세상을 내려다 봅니다.
쉬는 날 아침 일찍 친구들과 함께 캠핑/등산을 왔습니다! 지난 번 글에서도 한번 소개해드렸던 캠핑장인데요, 아마 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 일 것 같습니다. 언제 와도 정말 아름다운 곳이예요. 이곳에 도착 하면 그 동안 즐겁게 이야기하고 있더라도 그림 같은 경치를 마음을 품느라 모두들 조용해 진답니다. ㅎㅎ
가을 분위기가 은은히 풍기는 등산로 입니다. 알래스카의 가을은 한국처럼 울긋불긋하고 화려한 매력은 없는것 같아요. 하지만 험한 산세와 더불어 연어가 뛰는 맑은 개울, 그리고 변화무쌍한 하늘과 잘 조화를 이루어 나름 멋진 풍경인것 같습니다.
멋진 곳이지만...곰 만 조금 조심하면 크게 문제 될 건 없습니다;; 발자국 사이즈로 보니 3년생 정도 되는 녀석이군요. 아직 어린 쪽에 속하지만 그래도 앞발에 얻어 맞으면 많이 아플 것 같으니 서둘러 자리를 떠납니다 ㅎㅎ
카누를 타고 아름다운 빙하 호수를 미끄러져 갑니다! 호수의 물이 정말 청명하고 잔잔해서 내려다 보고 있으면 빠져들 것만 같은 신비로운 매력이 있어요. 노를 젓다가 손을 물에 담가 보면 1분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차갑습니다. 카누 주변에는 커다란 무지개 송어들이 호수 아래에서 몸을 틀때마다 번쩍거리며 헤엄치고 있었어요. 몽환적인 느낌입니다.
노 젓는 인기척에 놀랐는지... 강 건너편 수풀에서 회색곰 한마리가 나타나 뒷 발로 딛고 일어서며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 봅니다;; 아까 봤던 발자국의 주인이었을까요? 이 녀석들은 항상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전율적입니다. 어깨와 등에 겹겹히 솟아있는 근육, 멀리서도 보일만큼 길고 날카로운 발톱, 씩씩 대는 거친 숨결... 사람 따위는 한방에 날려 버릴 수 있는 포식자 입니다. 옛날에는 한국에 호랑이가 살 때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진지 오래 되셨을 겁니다. 어디 산책 가실 때 아무런 걱정이 없으시겠지요 ㅎㅎ ? 여기는 꼭 총부터 챙긴답니다.
산 위로 올라와보니 날씨가 금방 개어서 알래스카의 푸른 하늘과 청옥색의 호수가 산자락과 어우러져 정말 멋집니다! 흠... 산 만을 따지고 보자면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산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설악산과 지리산 같은 경우는 정말 세계 어느곳과 비교해 봐도 참 멋진 곳이에요! 단풍도 한국이 더 알록달록 하게 예쁜 것 같습니다. 알래스카의 아름다움은 장엄하면서도 시원하게 트인 조화로움 같군요.
세상에는 아름다운 곳이 참 많은것 같지 않나요?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예술 같은 유럽의 도시들을 돌며 최대한 많은 장소를 찍고 다니는걸 좋아하시는 분도 계시고, 느긋하게 이런 대자연을 선호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여행의 과정과 목적지에 정답이란 없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맞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촉박한 스케줄 없이 떠나 이런 이름모를 산자락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것 같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연어들을 구경하고... 지천에 널린 블루베리도 따먹어 보고... 곰발자국 보면서 쫄깃 하기도 하고... ㅎㅎ 이러한 장소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크게 감사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모터보트를 타고 슝~ 금방 도착 합니다. 열심히 집을 짓다가 갑작스런 소음에 짜증난 비버 가족이 저희를 째려봤던 것 제외하고는 별 다른일 없었습니다. 비버들은 긴장하면 그 넓적한 꼬리로 수면을 내려 치면서 위협하는데 이 녀석들은 보트에 익숙한지 그냥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ㅎㅎ 조금 있으면 호수가 얼어붙을 테니 겨울 준비에 바쁠 텐데 방해 해서 미안하더군요.
다시 일 할 시간! 이번에는 수상기를 몰고 카트마이 국립공원 이라는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보배드림 여러분들도 TV에서 한번쯤은 분명 보셨을 법 한 장소가 있지요 ㅎㅎ !!
제가 이때까지 조종해 보았던 비행기들 중에서 수상기가 제일 재밌는 것 같습니다. 이/착륙 기술도 보통 바퀴 있는 비행기와는 많이 달라서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만 수면 위를 미끄러져 가다가 어느 순간 둥실 떠오르는 기분은 참 매력적이에요. 후후 도대체 누가 비행기에 부력 장치를 달아서 물에 띄울 생각을 했는지.. 어쨌거나 호수가 많은 알래스카에서는 수상기가 아주 흔한 교통수단입니다.
알래스카를 방문하시는 손님들도 수상기에 오를 때는 남녀노소 모두 아이들처럼 해맑게 미소 짓습니다.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비행기를 타고 자신이 알래스카에서 모험을 떠날 상황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굉장히 즐거워 합니다 ㅎㅎ
날씨도 좋고 참 멋지군요!!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아서 손님들 모시고 여행하기 편안한 날이었습니다.
카트마이 국립공원 입니다! 미국에서 방문하기 어려운 국립공원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에요 ㅎㅎ 여기로 오려면 수상 비행기 밖에 없답니다. 방문하기 무척 어려운 곳인데도 매년마다 사람들이 이것을 꼭 찾는 이유는...
브룩스 폭포가 바로 이곳에 있기 때문이에요! ㅎㅎ 이 장면 어디선가 보신 것 같다면 분명 그러셨을 겁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이나 BBC 자연 다큐멘터리에 단골로 나오는 곳이지요. 매년마다 이때쯤 되면 수십만마리의 연어들이 브룩스 폭포를 뛰어넘기 위해 몰려오고... 또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보충하고 싶은 수많은 회색곰들이 나타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많은 야생 곰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해요. 생명의 순환을 완성시키기 위해 연어들은 정확하게 귀환하고, 또 그 타이밍을 도대체 어떻게 아는지 곰들 또한 매년 약속이나 한 듯이 이 장소에 정확하게 모여드는지... 자연은 참 신비롭습니다.
ㅠㅠ 연어에 정신 팔린 어미곰이 잠시 새끼들을 떼어 놓았네요 ㅎㅎ 연어를 먹어서 지방을 보충하는 일은 곧 다가올 알래스카의 혹독한 겨울을 나는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곰들 역시 필사적이랍니다. 참고로 평소 새끼 곰에게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자살행위에요! 그러시면 절대 안됩니다. 다만 이곳은 이맘 때면 항상 사람들이 많고 곰들도 연어에 정신이 팔려 있는지라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 새끼들은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 어미가 연어를 물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돼요 ㅎㅎ
곰과 연어의 드라마를 실컷 구경하고 다시 돌아가는 길입니다. 태양이 지면서 산 꼭대기를 붉게 물들이는 것이 참 예쁘네요. 어쩐지 쥬라기 공원 느낌이납니다 ㅎㅎ
제가 사는 동네의 순진한 청소년인 샘 인데요 16살짜리가 자동차도 직접 정비하고 다닙니다. 타고 다니는 차는 자기 할아버지가 물려준 1940년대 지프, 앞에 달고 다니는 것은 작년 자기가 쏘아 잡은 순록 두개골 입니다 ;; 이곳 학교 에서는 일주일동안 서바이벌 현장 학습 코스가 있는데 학교에서 총 쏘고 사냥하고 잡은 짐승을 처리 하는 방법도 다 알려 줍니다. 알래스카의 기상!
저도 이번 가을에 친구들과 함께 사냥을 나가서 무스(말코손바닥 사슴) 를 잡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녀석 잡느라 이틀 꼬박 샜어요! 사진에 보이는 사람은 제 친구인 벤 입니다. 제가 정면에서 무스를 유인하여 무스의 측면을 벤 에게 노출시켜 벤이 쏴서 허파를 관통시켰고 제가 추가적으로 사격하여 척추에 맞추니 바로 쓰러졌습니다. 재미 삼아서 죽이는 것이 아니라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냥을 하는 것이어서... 잔인해도 이해해 주세요 ㅠㅠ
무스의 심장 입니다. 1500파운드... 한 600kg이 넘는 무스의 몸을 지탱하는 장기이기 때문인지 엄청 커요!
무스 한 마리를 잡으니 1000파운드... 한 450kg 정도의 고기가 나옵니다. 이곳은 알래스카의 오지인지라 마트에서 파는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구하더라도 이곳까지 운송해 오려면 가격이 정말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낚시하고 사냥해서 얻는 고기가 필수적이랍니다! 이렇게 사냥해서 고기를 얻고 잘 보존해서 기나긴 겨울을 나야 합니다.
동네 처자들이 와서 (레이첼?!) 해체작업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 알래스카의 여자들은 예쁘게 화장하고 꾸미지는 않지만 같이 낚시하고 사냥하고 고기 바르고 생활력이 참 좋답니다.
알래스카의 야생동물 고기는 사료를 먹고 자라는 가축들과 달리 지방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이렇게 고기를 갈아서 먹습니다. 볶아 먹기도 하고 스파게티 위에 얹어 먹기도 하고 조금 뭉텅이로 썰어서 스튜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맛은 정말 소고기 비슷해요! 무스의 경우는 야생동물 특유의 잡내도 거의 없답니다.
저는 이런 생활과 사람들이 참 마음에 들어요. 땅을 파서 물을 마시고, 그물쳐서 연어 잡고, 사냥해서 고기 얻고.... 정말 필요한 것들을 손수 노력해서 필요한만큼 자연에서 가져 갑니다. 낭비되는 것은 없습니다. 모두 함께 노력하고 모두 함께 나누어 가지며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세상에 물정을 타지 않고 단순한 삶을 유지하며 필요한 것에 만족하면서 미소 짓는 이 사람들을.. 이 장소를 저는 참 좋아합니다. 저의 인생에 이런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휴이와 루이도 잘 지내고 있답니다! 곰에게 물려 가버린 두이 녀석은 이제 잊혀졌지만 ㅠㅠ;; 남은 두 마리가 건강하고 토실토실하게 살이 잘 찌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ㅎㅎ
눈이 왔네요... 9월 중순부터 눈이 오기 시작하더니 조금 있으면 세상이 다시 하얗게 덮일 것 같습니다. 지평선과 맞닿아 끝없이 펼쳐져 있는 알래스카 서부산맥이 참 멋집니다.
서부 산맥을 통과하면 한동안 탄탄한 평지가 이어지는데요... 멀리 보이는 것은 데날리 산입니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최고봉 이지요! 자연흡기엔진인 이 비행기로는 데날리의 중턱까지 밖에 못 올라간답니다.
알래스카에서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정말로 소중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에서 파일럿들이 하늘을 날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쉬지 않고 계속 비행을 할 수 있어서 참 값지고 과분한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지에 살면서 고생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이곳에서 거센 바람과 눈보라와 싸워가며 얻은 경험이 저에게 귀중한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알래스카 에스키모 족장의 지혜로운 속담 중에서... "젊은 사람들은 과거가 없기에 신념으로 움직이지만, 늙은 사람들은 미래가 없기에 경험에 의지한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족장은 어린 에스키모들에게 신념을 갖고 꿈을 키워 가되 지혜로운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고생을 해서라도 경험을 쌓으라고 전해 줍니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 같지 않나요? ㅎㅎ 그러고 보니 한국 말에도 '고생은 사서도 한다' 라는 말이 있지요?
모두들 고생 많으시지요? ㅠㅠ 가끔씩 보배드림에 올라오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보면 정말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수직 관계가 분명한 한국 사회에서 친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기도 하고, 경쟁에 밀리기도 하고, 실패할때도 있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바라던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제가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높이 평가하는 것은 - 아무리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를 돌아봐도 정말 한국인들처럼 생활력 있게 멋진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살면서 정말 아픈 경험도 많이 했지만, 항상 그립고 생각나고 보고 싶습니다. 좋은 나라의 참 좋은 사람들입니다! 모두들 힘들더라도 꼭 포기하지 말고 내일을 바라보며 미소지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가지고 노력한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에요!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가올 미래를 자신이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더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오늘도 하루하루 노력하고 있는 여러분들 모두에게 멀리 알래스카 에서 격려의 말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 17살 소녀는 고소 공포증이 있습니다. 수줍음도 많아서 항상 내성적이고 방에만 있었는데... 자신이 최근에 읽은 책에서 격려를 받고는 비행기 조종에 도전했답니다! 이 소녀가 저에게 이야기 해 주기를-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훗날 후회가 되는 것은 자기가 했던 일이 아니라 자기가 하지 않았던 일이 더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해 보기로 하였다고 해요... 해 보지 않아서 후회가 남는 인생을 살지 않도록 말이죠~ 무서워서 조종간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있기는 했지만 정말 멋진 도전이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아무런 지식도 경험도 없이 30살이 넘어서 비행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진실로 말씀드리면 저는 특별히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이런 일에 딱히 재능이 있는 사람도 아니에요... 진짜 그렇습니다. 처음 비행할 때... 한 20시간 때까지는 멀미가 엄청 심해서 매번 토했습니다. 훈련 받을 때마다 계속 토해서 아예 밀봉되는 런치 박스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지요! 조종 하다가 멀미 나면 봉지에 토하고 입 닦고 박스에 밀봉 해서 계속 했습니다 ㅎㅎ 실기 시험도 세 번이나 떨어졌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 제일 큰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꿈을 잃어 버리지 마세요!!
보배드림 여러분들께 전해 드리는 저의 알래스카 모험 이야기는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될 듯합니다. 얼마전 아메리칸 항공의 지역 항공사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저의 비행경력은 시험에 떨어진 실패 투성이고 코로나 때문에 실직 했던 쟁쟁한 경쟁자 파일럿들이 많아서... 저에게 인터뷰 제의가 왔을 때 정말 많이 놀랐습니다.
텍사스 주 달라스에 가서 아메리칸 항공 본사에 인터뷰 하러 갔을 때는 제가 있을 자리가 아닌 거 같았습니다 ;; 저를 인터뷰 해주시던 현직 기장님과 인사 담당 매니저 분이 알래스카 대하여 질문을 많이 하시더군요 ㅎㅎ;; 그래서 곰에게 비행기가 털렸던 일, 얼음안개로 인해 엔진 고장으로 불시착 했던 일, 진흙탕에 빠져서 열심히 삽질 했던일 등등...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해 드렸습니다. 덕분에 좋은 분위기에서 편하게 인터뷰 할 수 있었어요. 콧수염이 멋지셨던 기장님이 제 손을 꼭 잡아 주시면서 같이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목표로 해 왔던 것을 이루게 되어서 좋은 마음도 있습니다만... 이곳을 떠나는 것이 정말 서운하기도 합니다. 알래스카에서 했던 비행은 영원한 저의 마음의 고향이 될 것 같아요. 앞으로는 항공사에서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정해진 루트를 칼같이 날아야 합니다.... 아름다운 알래스카에서 마음껏 비행을 하며 곰도 구경하고 산 사이를 요리조리 돌아다니는 것은 아마 앞으로 다시는 할 수 없겠지요. 음.... 어쩌면 훗날 은퇴하게 되면 다시 이곳으로 올지도 모르겠군요 후후
알록달록 동산 ㅋ
그동안 제가 글을 올릴 때마다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또 조종사 분들이 쪽지를 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한 마디 한 마디 해 주실 때마다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어요!! 멀리 있지만 가까이 계신 것 같아 정말 기뻤습니다. 한국의 항공사는 가지 못하게 되었어도... 이곳 미국 지역 항공사에서 경험을 쌓고 메인라인으로 가서 한국으로 가는 루트를 잡을 수도 있겠지요!! 훗날 아메리칸 항공을 이용해서 미국 / 한국에 가시는 보배 분들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ㅎㅎ 그때 기내방송을 한국어로 직접 꼭 해 드리겠습니다! 약속 드려요!
보배드림의 모두들!! 꼭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큰 국제공항에서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알래스카에서 -
힐링하고 갑니다~~
새로운 곳에서도 아름다운 추억 많이 쌓으시길 바랍니다.
멋져요.
쉽게 접할수 없는 경험을 글로나마 체험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부디 새로운 일터에서도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알래스카 소식 다시 들려주셨음 합니다.
그동안 알래스카 사진, 이야기 너무 재밌게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God Bless you~
건강한 마음을 갖고 계신분 같아 참 보기 좋습니다.
바뀌게될 환경에 잘 적응하시고, 행복한 인생 되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행복하세요. 언젠가 그 비행기를 꼭 타보고 싶네요
좋은 사진 감사합니다.
덕분에 힐링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꿈 이루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간간히 소식 전해주세요^^
감동입니다. 새로운곳에서도 멋진 인생이 시작될듯합니다. 응원합니다.
가끔 이렇게 소식을 전해주시면 보배식구들이 무진장 좋아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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