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베트남 여행 카페에 올린 글>
안녕하세요.
6월 16일 1,2시경 쩌비엣 식당에서 식사중이었던 예쁜 커플들 이 글을 보신다면 좋겠네요.
먼저 사과드립니다. 저희로 인해서... 더 자세히 말하면 저로 인해서 식사를 망친 커플에게 죄송합니다.
교육 관련된 일로 베트남 출장을 다녀온 3명의 아저씨 일행 중 1명입니다.
사건 개요는 이렇습니다.
허기진 상태로 식당에 들어가니 한국인 커플 1테이블, 현지인 일행들 1테이블 밖에 없었어요.
음식이 빨리 나올 수 있겠단 기대감에 서로 각자 다른 테이블에 신속히 앉는 기행동을 보였지만 회의를 통해 다시 모였으니 상관없어요.
이 때부터 정상적이지 않음을 느낀 한인 커플이 우리를 주시했었나봐요. .그도 그럴 것이... 1인당 2,3개씩 메뉴를 시켰지요. 미쳤지요.
하지만 서로 상관할 수가 없었어요.
공심채가 먼저 나왔고.... 나오자 마자 30초 안에 증발했어요.
종업원이 매우 놀란 눈치에요.
사장은 좋아 죽어요. 얼핏봐도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시켰잖아요.
제 앞 형님은 젓가락도 함께 드신 것 같더라구요. 젓가락이 처음보다 4센치정도 짧아져있어요. 암튼 그런거 상관할 틈이 없어요.
그러던 와중에 제가 간과한 사실이 하나 불현듯 떠올랐어요.
'아 맞다. 나 고수 못먹잖아'
같이 간 일행들은 비위고 위생이고 나발이고 개나 준 사람들이라 길에 난 풀떼기도 똥만 안 묻었으면 섭취해요. 근데 저는 고수가 들어가면 와이프 기초화장품 한바가지를 넣은 듯한 맛을 느껴서 입맛이 확 달아 나거든요.
그래서 약간 다급히 종업원에게 손모으며 간곡히 부탁을 했어요.
노 고수, 노 고수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했는데....
저도 모르게 그만....
"고수 알레르기 고수 알레르기 고수 알레르기"
연거푸 외쳤어요.
그 순간... 아무도 못 알아 듣는 걸
어떻게 저쪽 한인 커플만 알아 듣고 빵터져서 그 뒤부터 식사를 못하더군요.
전 그날 처음봤어요. (-_-;;)
소머즈 여자분 눈의 흰자위가 그렇게 많이 돌아간 거랑...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목이 뒤로 넘어가서... 김경호 목젓 저리가라 할 정도로 콸콸콸 떨리는 것을요. 남자분은 고개 숙인 상태에서 코인때문인지 무엇을 그리 잘 못했는지 연거푸 여친을 앞에 두고 꺽꺽거리며 심정지가 온 것 같았아요.
아... 저는 깨달았어요.
내가 저 커플의 소중한 식사를 망쳤구나.
그리고... 대학까지 나온 놈이 알러지도 아니고 알레르기가 뭐냐.
6월 16일 1시반경 새로 옮긴 쩌비엣에서 식사하시던 커플 이글 보시게 되면 쪽지 주세요.
포메인 상품권 보낼게요.
미안해요.
?
대학까지 나오신 분이...ㅎ
베트남어로는 모르겠네요 ㅋㅋㅋ
지금은 삼겹살 쌈싸먹을때도 고수넣어서 먹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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