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수도 낙양.
번화하고 수려한 도시.
그러나 화려한 낙양에도 변두리는 있다.
낡은 건물들,
중심가에서 밀려난 가난한 삶들이
하루하루를 부대끼며 살아가는곳.
그곳의 한 허름한 객잔.
자리에 어울리지않는
화려한 옷을 입은 남녀 한명씩의 무림인이
긴장한 표정으로 마주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니까.. 단주님의 말씀은...
현 무림맹주가... 마교의 인물이라는 말씀입니까?
그런 경천동지할 질문을 들은 중년의 여 무림인,
국쌍나베 나원경은
입가에 대던 술잔을 마저 비운후 침착하게 대답한다.
"아닐세. 무림맹주는 마교의 인물이 아니야.
우리 사파가 그를 추대한 이유는
그가 무능력하고 무지한 인물이라서였네.
계획대로라면 그는 우리의 꼭두각시가 될거였어.
하지만..."
"하지만...?
질문을 한 남자는 긴장감에 손까지 떨고있다.
"그는 이제 마교의 수하라네.
그를 조종하는 그의 아내는 마교의 인물이거든.
우리가 그걸 몰랐었지...
그의 아내가 바로 마교교주 천공대마의 측근이라네.
그녀의 말에
"아무리 단주님의 말이라도 도저히 믿을수 없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 남자의 나즈막한 부정.
그리고
'콰지지지직!'
술잔을 강하게 쥐어 깨트리는 나원경.
멀리서 객잔의 점소이가 깨지는 술잔을 보며 얼굴을 찌푸린다.
"자네 맹주의 아내 이름을 아는가?"
"네 압니다 분명히 김..."
"아닐세. 그녀의 성은 주씨. 이름은 얼리.
진짜 이름은 주얼리.
그녀의 이름부터가 가짜였네.
난 무림맹 정보단을 이용해 그녀의 뒤를 캤었지...
모든 경력이 가짜였어.
경력에 진실이라고는 존재하지않았네.
알아낸건 단하나.
그녀가 마교 교주 천공대마의 수하라는것뿐."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진 얼굴로 남자가 질문한다.
"그럼 어찌해야 합니까?
저희손으로 추대한 무림맹주입니다
우리가 끌어내립니까?"
머리를 가로로 저으며 대답하는 나원경
"우리힘으로는 불가능하네.
우리중에는 맹주가 마교의 수하임을 알면서도
맹주에게 충성을 하는 자들이 있어.
고릴힙합 장원제 같은자들이 그러하네.
맹주를 끌어내리려면,
결국 우리는 정파놈들의 힘을 빌릴수밖에 없다네.
우울한 표정으로 객잔을 나서는 나원경과 수하.
낙양 동문을 빠져나가 무림맹의 눈에서 벗어난뒤
정파인 민주파를 찾아갈 요량이다.
그런데...
"나리! 두분 나리!"
객잔의 점소이가 구르듯이 달려나와
멀어져가는 두사람을 불러세운다.
"무슨일인가?"
"한냥 두푼이면 계산이 맞지않습니다요"
"왜 안맞는가? 깨진 술잔까지 계산은 바르게 치렀을것인데?"
그러자 점소이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독값을 치르지 않으셨습니다"
"독값이라니?"
"제가 몰래 넣어드린 독말입죠 헤헤"
그순간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나원경의 수하.
나원경도 기혈이 뒤집히는듯하며 어지러워
그만 땅에 주저앉고 만다.
나원경이 점소이를 올려다보며 뭔가를 말하려하지만
목소리는 나오지않고...
그런 나원경을 내려다보던 비열한 표정의 점소이가 말한다.
"저는 마교 분타소속의 신천지교 신도입니다요 두분나리."
멀어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려 애쓰는 나원경.
의식이 끊기기전 그녀의 귓가에
언젠가 들었던 무림맹주의 말이 환청으로 들려온다.
"너무 겁이 없어요. 겁이 있으면 그런짓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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