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아시안게임 전후로 한국, 특히 서울에서는 좌석 및 시내버스의 현대화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비포장도로가 대도시 기준으로 대부분 사라지고 이에 맞춰 선진국형 옵션을 갖춘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여 프론트엔진 버스들이 도태되기도 시작한 시기였다. 이 즈음에 아시아·현대·대우의 3차례 밀당이 이어지는데 현대는 RB520, 대우는 BV101-BS105를, 아시아는 기존 AM907을 개조한 907L을 내놓으나 제대로 고전하고 후에 927을 후방으로 내세우게 된다. 일본 미츠비시 후소에서 가져 온 RB520의 다양한 마스크 중 2개는 준고속형으로 인기를 얻던 585에도 공유되었다. 특히 520의 전기형 헤드라이트 돌출 마스크를 채택한 585는 아시아의 909L과도 얼추 비슷해 보이는 외모로 인기를 끈다.
엔진공유의 신비ㅡ엔진공유가 한창이던 80년대 시내버스들 사양은 이러했다.
RB520H·FB485·BF/BV101·AM907/L
1,200cc 185ps D0846HM
RB520L/SL·FB500ㅡD6BR
AM927·BS105ㅡD1146
한 차의 엔진을 경쟁차량에 얹는 것은 기술부족이던 80년대의 신비로움(?)이었고 당연히 520초창기형 역시 잠시나마 MAN엔진을 맛보게 된다(1985~1987). 520H에게는 585 후기형처럼 그릴에 가로줄이 수없이 그어졌고 운전석 방향 제일 뒷유리창 지붕에 환풍구가 얹히게 된다. 520시리즈 중 딱 한 차례 고출력 엔진을 얹은 사례라고 하겠다. 그러나 서울과 중부권이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언덕만 만나면 제 힘을 못 냈다던 이 초기형이 안 그래도 언덕투성이인 부산에서는 어떤 취급을 받았을지 무척 궁금하다. 용을 쓰며 운전했을 기사님들의 평은 과연 어땠을까?
당시 한성버스에 저런 차량 많이 있던 걸로 압니다. 도시형에서는 중문뒷좌석-중문 사이에 보조의자가 있었고 앞문 위에는 전비/중비/답단이라는 표시등이 앞문위쪽에 있어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고, 운전석의 특징은 당시 현대차 특성대로 핸들 중앙에 미쯔비시 심볼이 각인된 검은 핸들이고 콤비네이션 스위치는 왼쪽만 있고, 오른쪽은 고정형에 헤드라이트 부분 조절이 가능한 스위치가 부착되고, 경적은 우측 끝부분에 있어 보통차량처럼 핸들중앙상부를 누르는 식이 아니라 옆에서 수평으로 누르는 형태의 경적이며, 우측 램프콘트롤 스위치 윗부분에 배기브레이크 스위치레바가 장착된 것이 당시 520/520L 585 4기(최후기형)특징입니다. 520/600에서 엔진이 바뀌며 핸들및 컴비네이션 스위치도 바뀌어 우측에도 스위치가 장착되어 배기브레이크를 우측레바로 작동시킬 수 있었습니다. 8000CC가 조금 안 되는 엔진에 마력수는 175마력이 당시 시내버스 엔진의 수준이었습니다. 토크수는 60토크가 조금 안 되고요. 최고속도는 130KM정도입니다.→다음카페에서 가져 온 정보.
프런트엔진들이 판치고 다니던 시기 겨울에는 시내버스/시외버스들은 그릴 앞을 막아 동절기에 라지에타 그릴이 동파되는 것을 막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마 FB500을 시내버스로 활용한 울산과 부산 등지에서도 저런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물론 앞서 말한 리어엔진급 시내버스들이 대거 도입된 이후에는 사라지게 된다. 시내버스급 차량 또는 BU110·RB585 등을 주로 쓰던 '준고속형 시외버스' 관념을 깨듯 경기여객(現 KD고속)이 동아 HA60을 과감히 투입해 최초로 '고속형 시외버스' 를 기록한다. 그리고 시내버스들이 전 차량 슬라이딩 중문으로 교체되면서 안내양이 사라지고 대신 하차벨 부저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바야흐로 80년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한 버스들은 그전의 운송수단에 '승객의 편의성' 을 +하는 방향으로 비대해지는 중이었다. 나중에 확인하니 하차벨 부저의 시초는 BV101이 최초란다. BH120S/115Q의 쓴맛을 본 대우가 미국버스를 참고한 날렵한 스타일의 로얄슈퍼/115H를 선보여 호평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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