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자는 아니라는 점 미리 공개하며 ....
토요일에 아는 선배랑 출조나갔을 때 일입니다.
자주 가는 포인트가 있어 차를 댔는데 역시나 주말이라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이 있습니다.
미리 주차된 앞차를 보는 순간 눈에 익은 스티커 '봅드림'ㅋ
전 오프모임도 나간 적 없이 거의 눈팅만 하는지라 그분이 누군지는 잘 모릅니다.
공략 어종이 뭘까 잠시 궁금하다 골프 gtd면 그래도 활동량이 있는 사람일테니
배스일거라 짐작하고 낚시시작.
한 시간쯤 지났을까.. 다리 위에서 두 분이 저한테 말을 걸어오십니다.
"혹시 카렌스 차주 되세요?"
"아 선배 찬데요. 저기"
"타이어 바람 빠져있네요. 옆구리 파스 났어요."
"네?! 그러게 관리 하라고 할 때 좀 하지 에휴..."
당황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죠. 타이어 편마모가 심한데 대머리 되도록
타고 다니는 걸 보고 차 얘기 나올 때마다 빨리 바꾸라고 이골날 정도로 말했거든요.
일단 확인하러 올라가보니 옆면이 터진거라 지렁이로는 해결할 수가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올 때 차에서 '퍽'하는 소리가 들리긴 했는데 그게 터진 소린 것 같았습니다.
일단 스페어타이어로 갈아끼우고 샵에 가서 교체하는 걸로 얘기하곤 작업시작.
그런데 이 분들 직접 작업까지 해주십니다.
스페어타이어 빼려고 직접 차량 밑으로 기어 들어가기도 하고 쟈키 올리고 휠 분리, 조립까지...
방법이야 간단하지만 실제 과정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운전석 앞바퀴가 터진거라
뒷축 들어올려 먼저 스페어타이어로 갈아끼우고 다시 앞축 올려서 뒷바퀴를 이식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그런데 정말 옆에 있기 민망할 정도로 열심히 작업해주시네요.
실은 저나 선배나 정비할 줄 잘 몰랐던 거죠. 쟈키도 제차와는 형태가 좀 다르긴 했는데
왜 그리 생소한지.... 휠 분리할 때 참고할 팁도 알려주시면서 땀 빼며 작업해주시니
정말 몸 둘 바를 몰랐습니다..
"템포러리 타이어가 공기가 좀 빠져 있어요. 맥시멈 80이고 50으로 주행하라고 나와있잖아요?
근데 공기가 좀 빠져있으니 50도 위험해요. 30정도로 천천히 타고 가세요."
작업을 마무리하곤 또 다른 포인트로 이동하신다길래 어떻게 사례해야 할 지 고민하다
선배한테 일단 무조건 전화번호 받아내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흐지부지 되고
식사라도 대접할라니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중에 있던 약간의 돈을 꺼냈습니다.
그마저도 돈 받으려고 한 거 아니라고 극구 사양하셔서 이온음료 한 병 드리는 걸로 대신했습니다.
"돈이나 식사 대신 런커 나오는 포인트만 알려주시면 돼요"
사실 제가 유일하게 런커한 곳이 그날 갔던 그 곳 언저리인지라....
실력으로 보나 아는 포인트로 보나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게 없더군요...;;;
그래서 음료 하나로 보답을 끝내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감사글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보배 하는 니가 해라" 그래서ㅋㅋ
난데 없이 나타나 도움 주신 두분은 언젠가 필드 혹은 도로에서 마주칠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덕분에 전주까지 무사히 왔고 타이어도 4짝 다 갈았습니다. 고속떨림이 좀 있었는데 얼라이먼트
보고 잡았다네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 뒤로 낚시는 흥이 깨져서 접고 돌아올까 하다가 마음바꿔 한 시간만 더 하기로 했습니다.
한 시간동안 미노우 3개와 그 이상의 지그헤드를 날려먹었어요. 멘붕이 왔죠.
p.s 허락없이 사진찍어 죄송합니다. 작업해주실 때 이건 올려야겠다 생각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얼굴은 안나오니 이해 부탁드리고 문제시 삭제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저나 형이나 목이 너무 탔는데 주신 이온음료덕에 목축이고 잼난 낚시 했습니다..
아우 뻘쭘해라 ㅎㅎ
좋은 기술과, 훌륭한 인성, 님 덕에 좀 더 좋은 세상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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