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쉐보레 아베오는 소형차의 본질에 충실한 차다. 한국GM은 아베오를 내놓으며 소형차 소비자들의 눈 높이를

 맞추는 상품 전략을 택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아베오는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차"라고 설명했다. 16일

 아베오가 올란도에 이어 두 번째 쉐보레 차로 나왔다.

아카몬 사장은 젠트라 후속으로 나온 아베오를 두고 '작은 거인'이라고 표현했다. "소형차임에도 준중형차

같은 넉넉한 실내공간과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카몬 사장이 강조한 대목은 아베오 시승 때

몸에 와닿았다.

경기 하남과 양평 일대에서 아베오를 타봤다. 34km 짧은 구간이었으나 새로운 소형 해치백의 운동 성능을

 감지하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주행 만족감은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 배기량 1600cc 에코텍 가솔린 엔진은 준중형차 못지 않은 무난한 운동

 능력을 보였다. 핸들링이 부드러웠고 시속 100km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예전 아반떼XD보다 적었다.
 
변속감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6단 자동변속기와 결합된 순간 가속력은 엔진 회전수(RPM)의 균형 있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급가속과 코너링은 소형차임에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최대 토크는 15.1kg·m(4000rpm),

 최대 출력은 114마력(6000rpm)이지만 수치보단 실제 주행 만족감이 더 높다는 게 이점이다. 공인 연비는

ℓ당 14.8km를 달린다.

다만, 아베오 해치백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디자인 형상이 닮아 확실한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 주행하고

 있는 아베오의 뒷모습을 보면 마티즈와 한가족 같다. 그러나 전면부는 쉐보레 개성을 살린 주얼포트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캐릭터 라인을 잘 살려낸 측면 디자인은 아카몬 사장이 강조한 3도어 스포티카를

연상시키기 충분하다.

운전석 계기판은 마티즈와 동일한 아날로그 RPM 속도계와 디지털 주행 속도계를 나란히 적용했다.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것 같다. 이를 두고 회사 관계자는 "쉐보레 차량의 개성을 강조하기 위한 디자인

 묘미"라고 언급했다.

실내 공간은 소형차답게 수납공간 구성이 돋보인다. 센터콘솔을 대체한 자리에는 1리터짜리 컵 3개를 꽂을

수 있는 둥근 통을 갖췄다. 조수석 글로브박스 상단에는 여닫이형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센터페시아 오디오

라인 측면에는 휴대폰 수납함도 있다.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졌다.

또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감성 사양을 그대로 입혔다. 아이팟, 아이폰, MP3플레이어 등 휴대용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USB 포트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장치다.

아베오 최고급형 LT 트림(등급)은 가죽시트, 선루프, 6개 에어백 등을 지원한다. DMB 내비게이션, 후방주차

보조장치, 버튼시동키 같은 편의 옵션은 없다. 그러나 결코 아쉬운 대목이 아니다. 그만큼 차값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면 30~40만원대 거치대 제품을 구매하면 그만이다. 소형차 구매자에겐

옵션보단 합리적인 가격이 최선이다.

아베오는 올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엑센트, 기아차 모닝 등과 경합을 벌인다. 가격은 자동 변속기 기준

 1280만~1559만원이다. 모닝 최고급 가격보다 64만원 비싸고 엑센트 최고급보단 157만원 싸다.

5도어 해치백은 3월 중순부터 판매에 들어간다. 해치백과 궁합이 안맞는 소비자는 5월 출시되는 4도어

세단을 선택하면 된다. 마티즈나 모닝보다 약간 큰 차를 원했던 소비자라면 아베오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소형차다운 소형차가 나왔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